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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년 3월 21일
고난주간 시작. 오늘은 엄마가 하늘나라로 거주지를 옮긴 지 7번째 날
월요일엔 수업이 두 개라 바쁘고, 봄 방학 끝난 직후고, 졸업 관련 서류 준비까지 해서 점심도 띵기고 아론이 데리러 갔다가 마트 갔다가 이웃집 갔다가... 열심히 달린 하루였다.
엄마가 우리 곁에서 떠나신 후 더 거침없이 모험을 하며 사는 거 같다. 사람의 존재가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포함하는 거라면 나는 이 방에 살 확률도 저 방에 살 확률도 50%씩인데 매일 이 방에서 살 확률을 1%씩 더 얻으며 숨을 쉬고 있다. 어떻게 살 확률이 이렇게 자주, 계속 더 많을 수 있지?
그건 이유가 있어서일거야. 그러니까 더 잘 살아내야지... 한 번 사는 삶이니까.
오늘은 슬퍼 하는 대신 열심히 살았다. 여전히 7년 전 납골당에 오가던 날의 봄이 손짓하던 날씨와 엄마가 한 줌 재가 되어 돌아온, 그 때 있었던 일들이 생생하지만...
요즘 말하기 시작하는 아론이가 참 예쁜데, 외할머니가 계셨으면 얼마나 예뻐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엄마를 데려가신 하나님이 나와 아론이, 우리 가족을 더 많이 안아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카카오스토리에 쓴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