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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어들매일의 걸음 2026. 4. 22. 04:16
악동뮤지션의 신곡들을 계속 듣고 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모습이야~' '너의 웃음과 조화로운 너의 눈물' 찬혁이는 하나 뿐인 동생이 번아웃이 와 세상과 단절하고 바닥을 치고 드러누워 버렸을 때, 웃는 동생의 모습을 아꼈듯이 눈물 흘리는 동생 또한 아름답다는 걸 말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 웃음과 눈물, 기쁨과 슬픔. '맞아, 사람에겐 저런 반대어들이 공존하지. 그게 진짜 사람이지!' 자신의 그림자가 짙어서 상대방은 빛으로만 가득해야 한다고, 상대방의 빛으로 자신의 그림자를 가리고 그 빛으로 자신의 빈 공간을 채우려고 하는 건, 인간의 본질과 사람의 본성을 모르는 채,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무지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건 신만이 해줄 수 있는 영역이다. 내 그늘에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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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이들 연극 공연 보고 -매일의 걸음 2026. 4. 13. 09:56
아이들의 한국판 미운오리새끼 연극을 보면서 오클라호마에 이주해서 느꼈던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엄마와 형제들은 꽥꽥 하는데 혼자 Honk! 라고 외쳤던 오리와 그 오리가 백조가 된 이야기. Different isn't Bad 가 소주제였다. 오클라호마에서 이런 주제로 연극을 해서 흥미로웠다. 오클라호마로 이사 간다 했을 때, 친구 지인들의 반응이 떠오른다. "거긴 어디야?" "또 이사 가?" 미국의 지도를 대략 안다해도 대부분 텍사스는 어딘지 알더라만, 오클라호마는 텍사스 바로 위에 붙어 있는 주이고, 바다를 끼고 살았던 이전 동네들과는 확연히 다른, 대륙의 중간 heartland에 있다. 오클라호마에 간다고 했을 때 두 번째 반응은 거기 토네이도 온대~ 였다. 산오라기 한 자락 없는 평평한 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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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more 멀티플레이어매일의 걸음 2026. 4. 3. 04:35
친구의 카톡에 3일째 답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멀티플레이어로 잘 살아왔는데 최근 1년전부터 꽤나 버벅거린다. 몸의 문제들이 이석증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우르르 표면 위로 올라온 걸까.여러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순간, 인터넷 창이 다같이 멈추는 거처럼 생각이 멈춘다. 어지럼도 같이 온다. 결국 생각이란 행위 자체를 멈춰야한다. 그리고 한참 멍을 때리고서야 차츰차츰 정신이 돌아온다. 게다가 스트레스의 감정이 올라올 때도 생각이 멈춘다. 내 감정과 사고작용은 따로 작동 했던거 같은데 이젠 하나로 움직인다. 하아.. 대체... 이 마음과 몸이 뒤집어지는 이 시간들은 언제쯤 정상궤도에 복귀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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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째 엄마 기일엄마를 보내며 2026. 3. 21. 04:09
이번 주 날씨는 휘향찬란했다. 뉴멕시코로 떠나던 일요일에는 이 지역에 심한 강풍이 불었다. 시속 50마일은 됐던 거 같다. 텍사스 고속도로에서 커다란 트럭들이 지나가며 휘청휘청 흔들렸고, 어떤 트럭은 심지어 쓰러져 있었다. 무시무시한 바람을 뚫고 9시간을 달려 뉴멕시코에 도착했는데, 그 다음 날 갑자기 영하로 내려가 굉장히 추웠다. 게다가 우리 동네는 영하 6도까지 내려가 봄 햇살에 곱게 핀 보랏빛 목련이 그 자리에서 얼어 죽어버렸다. 잎을 한 올 한 올 떨어뜨리며 봄을 보내는 목련이 얼어 죽다니... 수요일에 집에 돌아오니 더워지기 시작했고 목요일에는30도가 넘는 여름이 되어 에어컨을 켰다. 월요일에는 추워서 긴팔 옷에 외투를 껴입다가 목요일에는 반팔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오늘은 심지어 34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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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삭 속았수다 에서매일의 걸음 2025. 8. 28. 04:06
"왜 고달퍼~? 너 뭐.. 고달프냐?""고달프지 왜 안 고달파? 니 속 내가 다 안다" 애순이를 할머니 무릎에서 오래오래 울게 했던 친할머니의 저 다정한 물음. 아들 먼저 보내고 긴긴 세월 살아온, 그 애닮픔이 묻어 있는 할머니의 어투와 목소리. 그렇게 주옥같은 대사들이 매 화마다 박혀 있었는데 저 대사는 나에게 더 깊이 박혀서 이따금 생각 나네. 내가 나에게 물어보는 듯도 하고, 왜 나에게는 저렇게 물어봐주는 어른이 없었을까 하는 의문도.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큰엄마 빼고는 다들 자기 슬픔을 나에게 토해내기나 하지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사람 없더라. 그 때마다 꿋꿋이 듣고만 있느라 그 앞에서 울지도 못했던 내가 생각나네. 그렇게 순간순간 꿋꿋 씩씩하려고만 하고 울 줄 모르고 참기 전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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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8월매일의 걸음 2025. 8. 13. 03:56
밤 10시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리고 못 버티겠단 느낌에 헤롱헤롱 거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전보다 더 침대가 강렬히 잡아당기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왜 인지 알게 되어 다행이다. 단순피곤이라 하기엔 정신력으로도 이길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오후에 커피로 피곤을 꾹꾹 누르면 밤에 잠을 못 잤다. 그래서 오후 커피는 스킵해야 하고 그럼 밤에 더더욱 잠을 이길 수 없었다. 문제는 약이 없다. 약이 없는 병이라니. 게다가 병이 발현된지 몇 개월 됐는데도 아직 진행 중이라니 의사 왈, 나는 10-20% 에 속하는 민감군이라는데. 늘 평범하고 보통의 범위 안에 있던 내가 이렇게 민감군에도 들고 별 일이야 참. 쉬는 거 외에는 딱히 해 줄 수 있는게 없다는데... 8월이 제일 바쁘다. 애들 개학에 대학도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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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일기매일의 걸음 2025. 6. 17. 04:09
낮엔 해가 나는 듯 하더니 하늘은 또 비 올 준비를 하며 저녁 즈음 여전히 밝아야 하는 시각에 회색 구름들이 하늘을 어둑하게 덮었다. 요즘 주기적으로 저녁 때마다 하루 건너다시피 비가 오는데, 장마철 같다. 아들램은 여느 때처럼 피아노에 앉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왈츠라는 곡이였는데 흐린 날에 안성맞춤인 부드러운 선율의 곡이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딸램이 곡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롭고 고요한 순간이였다. 아들램에게 이 곡 너무 좋다고 진심으로 말했더니, 아기 때의 그 해맑은 웃음을 얼굴에 그득 담고는 "엄마~~"하고 아들램이 나에게 와서 안겼다. 폭풍같은 봄 학기를 보내고 나니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진짜 소중하다는 걸 알겠다. 딸래미의 재밌는 말들도 담아두어야 하는데 기록해..